별에게 편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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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보림 댓글 0건 조회 85회 작성일 21-04-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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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동안 4월16일에는 늘 화랑유원지에 있었는데, 올해 4월16일은 병원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이 쇄골골절로 수술을 받아서 병원에서 간호를 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수술에 들어가던 날, 솔직히 이상한 고통이 느꼈습니다. 칼로 쇄골 부위를 째서 철심을 박는 장면, 수술 후 깨어나서 아파오는 느낌... 내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고통인데도 이상하게 그 장면이 계속 리플레이 됐습니다. 4.16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문득 계단을 내려오는데, 그때 부모님들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하게 됐습니다. 그 일이 내 아이에게 일어났다는 어떤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만해도 숨이 차 왔습니다.
7년이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이 기억하는 고통의 기억이 얼마나 그대로 남아있을지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잠시 멈춰서 가만히 우리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떤 순간을 생각하고 잠시만 상상해보면 됩니다. 부모가 느끼는 고통은 그런 것이겠지요.
 
기억식은 가지 못했지만 세월호참사가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봤습니다. 내게 세월호는 현재를 다시 바라보게 했던 사건이었고,  성장이란 걸 멈추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는 우리가 진보와 발전이라고 말하던 모든 것들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환상이란 걸 알게 해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세월호를 통해 꿈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고, 인생을 살면서 굳이 꼭 뭔가를 이루지 않아도 상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의욕이 없을 때이자 욕심이 없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좀 흘렀다고 그때만큼의 순순한 마음이 별로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때 갖게된 어떤 마음은 무의식적으로라도 한 구석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그 마음을 잊어버리게 되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놓쳐버릴 것만 같고, 내 삶이 정말 볼품없어 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떤 성과를 맛 본다고 해도,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 목적이 전부인 사람처럼 살고싶지 않습니다.
결국은 사람이 전부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4월 입니다.
4.16을 기억한다는 건, 더 이상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성과가 아닌 사람들의 심정 앞에서 겸손하겠다는 성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세월호 참사에 빚진 어떤 마음이 다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습니다.

  • 주최 : 세월호 참사 7주기안산지역준비위원회 '일곱번째 봄을 만드는 사람들'
  • 주관 : 안산시, 4.16안산시민연대, (사)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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